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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논문] 노화의 특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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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인바이오 작성일14-12-02 11:52 조회14,7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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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특징들


요약문
노화는 생리학적으로 온전했던 상태가 점진적으로 망가져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고, 죽을 가능성을 높이는 특징을 가진다. 노화로 인한 생리적 기능의 악화는 암, 당뇨, 심장 질환, 신경 퇴행성 질환 등을 포함한 인간의 대표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노화 연구는 진화적으로 잘 보존된 유전적 경로와 생화학적 과정을 통해 노화 속도가 조절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이 총설 논문에서는 다양한 개체들의 노화에서 일어나는 공통분모, 특히 포유류의 노화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드러내주는 9가지 잠정적인 노화의 특징을 나열했다. 그 특징은 아래와 같다: 유전자 불안정성, 텔로미어 마모, 후성 유전적 변화, 단백질 항상성 상실, 영양소 감지능력 저해,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세포 노화, 줄기 세포 고갈 그리고 세포 간 소통의 변화가 그 9자지 노화의 특징이다. 주요한 과제는 9가지 특징들 간의 상호관계와 그들이 노화에 상대적으로 기여하는 정도를 해부하여, 최종적으로 노화 과정 중 인간의 건강을 향상시켜줄 표적을 찾고, 그 표적을 조절할 부작용이 적은 약을 만드는 것이다.
키워드: DNA damage, epigenetic, healthspan, lifespan, metabolism, mitochondria, nutrient-signaling pathways, senescence , stem cells, telomeres
분야: Cell_Bi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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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노화는 넓게 정의하면 시간에 따라 기능이 저해되는 현상이다. 노화는 대부분의 생명체에서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인류의 호기심을 오랜 시간 자극해온 주제다. 그런데 노화가 과학의 진지한 연구 분야로 들어오게 된 것은 불과 30년 남짓이다. 현재까지도 유전학 분야의 중요한 모델 동물인 예쁜꼬마선충(C. elegans)에서 최초로 오래 사는 돌연변이가 30년 전 최초로 발견된 이래로 많은 과학자들이 노화 연구에 뛰어들어, 생명과 질병의 분자적이고 세포적인 기작에 대한 지식을 확장했다. 현재 노화 연구의 상황은 지난 10년의 암 연구와 많은 유사점을 보인다.
처음에는 노화와 암이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작동하는 현상으로 여겨졌다. 부적절한 방향이지만 암은 결과적으로 세포의 적응도가 높아지는 방향인 반면, 노화는 적응도가 감소하는 방향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은 수준에서 살펴보면 노화와 암은 공통의 기원을 가진다. 노화는 세포 손상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현상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세포 손상은 때때로 특정 세포에게 부적절한 이익을 줄 수도 있고, 그것이 결국 암 세포의 생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노화와 암은 세포 내 손상 축적이라는 동일한 과정 속의 두 가지 다른 징후로 볼 수 있다. 또한, 노화와 연관된 많은 질환, 예를 들어 동맥경화나 염증반응은 세포의 과도한 성장 혹은 활성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개념 틀을 기반으로, 노화 연구 분야에는 중요한 많은 질문들이 제기 되었다. 대표적으로, 노화를 일으키는 손상들의 생리학적인 근원은 어디인지, 세포 내 항상성을 재정립하려는 반응은 없는지, 여러 종류의 손상들의 접점이 존재하는지 혹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반응들이 각자 연결되어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간단한 조작으로 노화를 늦출 수는 없는 지와 같은 질문들이다. 
이 질문에 효과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본 총설논문은 세포적, 분자적인 노화의 특징을 구별하여, 분류하고자 한다. 이 논문은 노화의 진행 과정에 기여하고, 동시에 노화의 표현형을 일으키는 중요한 특징 9가지를 제안한다. 이상적으로는 각각의 특징이 아래 세 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그 특징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야 한다. 둘째, 그 특징을 인위적으로 악화시키면 노화를 가속시켜야 한다. 셋째, 그 특징을 인위적으로 개선하면 노화를 지연시켜 건강한 수명을 증가시켜야 한다. 제안된 9가지 특징들은 위의 이상적인 세 가지 기준을 각기 다른 정도로 충족시킨다. 특히 마지막 기준은 노화의 다양한 양상 중 단지 한 가지 양상만으로 한정해도 달성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이 논문에서 제시된 9가지 특징 중 몇 가지는 아직 성공적으로 노화를 지연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노화의 특징들은 넓은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2. 특징1 - 유전자 불안정성(Genomic instability)


 노화의 공통 분모 중 하나는 일생 동안 일어나는 유전적 손상의 축적이다. 비록 조로증과 일반 노화가 같은 현상인지 아직 논쟁 중이지만, 베르너 증후군(Werner syndrome)이나 블룸 증후군(Bloom syndrome)과 같은 조로증은 DNA 손상이 빠르게 축적된 결과다. 다양한 물리, 화학, 생물학적 외부의 위험 물질과 DNA 복제 오류,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가수분해 반응, 활성산소와 같은 내부의 위험 물질이 DNA의 안정성을 위협한다. 외부와 내부의 위험 물질의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유전적 결합은 매우 다양하다. DNA 염기하나에 발생하는 돌연변이에서 시작해 DNA가 본래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 다른 자리로 옮겨지거나 염색체 수준에서 손실 혹은 증폭이 나타날 수 있으며,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고, 트랜스포존(transposon)과 바이러스의 염기 서열이 유전자로 끼어들어가 기능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세포 핵 내부의 DNA로 가해진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명체는 복잡한 DNA 수리기작을 진화시켰다. 또한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거나 미토콘드리아 DNA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는데 필요한 기작도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진화시켰다.


2.1 핵 DNA 손상

 

인간을 포함한 나이든 생명체의 체세포에는 돌연변이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DNA와 염색체의 손상이 축적된다. 이러한 손상은 중요한 기능을 하는 유전자나 회로에 문제를 일으켜 세포의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야기한다. 이러한 세포가 만약 적절한 세포사멸 기제에 의해 제거되지 않는다면 조직과 기관의 항상성에 위협을 가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줄기세포에 발생하면 조직의 재생 능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일생 동안 나타나는 유전자 손상의 축적과 노화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쥐와 인간에서 수행된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쥐의 DNA 수리 기작을 망가뜨리면 노화의 속도를 증가시킨다. 또한 다양한 인간의 조로증(베르너 증후군, 블룸 증후군, 코케인 증후군, 섹케르 증후군) 환자의 사례에 DNA 수리 기작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게다가 BubR1 유전자(유사분열 중 염색체가 올바르게 분열하도록 보증하는 검사(checkpoint) 유전자의 하나)를 과 발현한 형질 전환 쥐의 경우 염색체 이소성과 암으로부터 세포를 잘 보호할 뿐만 아니라 개체의 건강한 기간이 늘어났다. BubR1 사례는 핵 DNA 수리 기작을 인위적으로 강화하면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는 실험적 증거다. 
 
2.2 미토콘드리아 DNA 손상

 

노화된 미토콘드리아 DNA에 축적된 돌연변이와 손상 또한 아마도 노화에 기여할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활성산소가 만들어내는 산화적인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핵 DNA와 비교해 빈약한 미토콘드리아 DNA 수리 기작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히스톤 단백질이 결여되어 있다. 이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DNA는 노화와 관련된 체세포 돌연변이의 주요 표적이 된다. 그런데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발생한 돌연변이와 노화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 이유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체가 가진 다양성 때문이다. 그러한 다양성으로 인해, 돌연변이 유전체를 가진 미토콘드리아와 정상 유전체를 가진 미토콘드리아가 한 세포 내에 존재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가 노화와 노화 관련 질병에 중요할 것이라는 첫 번째 증거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많은 환자에서 나타나는 노화와 관련된 몇 가지 표현형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더욱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미토콘드리아 DNA 중합효소 감마에 문제가 있는 쥐 연구에서 나왔다. 이 중합효소가 망가진 쥐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돌연변이가 생기는데, 그로 인해 조로증을 보이고, 수명이 짧아진다. 이 쥐에서 세포를 추출해 관찰해보면 활성산소의 양은 증가하지 않았지만, 미토콘드리아 기능에는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로 인한 돌연변이는 특히 줄기세포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아직 유전적 조작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를 감소시켜 수명이 더 늘어나는지 관찰하는 연구 결과는 없다.


2.3 특징 1 요약


노화는 유전자 손상을 동반하고, 유전자 손상이 인위적으로 유도되면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정확한 염색체 분리를 보증하는 기작의 경우, 그 기작을 향상 시켰을 때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핵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DNA 수리 기작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처치가 발명된다면 노화 속도를 늦추는데 기여를 할 것이다. 

3. 특징 2 - 텔로미어 마모


나이가 들면서 쌓여가는 DNA 손상은 유전체 전체를 거의 무작위적으로 공격하지만, 염색체 끝 부분인 텔로미어는 특히 DNA 손상에 민감하다. DNA 중합효소는 선형 DNA 분자의 끝 부분을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염색체 끝 부분을 특이적으로 복제할 수 있는 중합효소가 필요하다. 그 효소가 텔로머레이즈(telomerase)이다. 그러나 포유류 체세포는 대부분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로 인해 텔로미어는 끝 부분부터 점차 짧아진다. 외부에서 배양한 세포가 제한된 분열 능력을 가지는 현상은 텔로미어 길이의 소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세포가 제한된 복제 능력을 가지는 현상을 세포 노화(replicative senescence) 혹은 헤이플릭 한계(hayflictk limit)라고 부른다. 게다가 제한된 분열 능력을 가진 세포에 텔로미어를 유지할 수 있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즈를 외부에서 주입해 발현시키면 무한한 분열 능력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인간과 쥐 모두에서 나이가 듦에 따라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텔로미어에는 쉘터린(shlterin)이란 이름의 단백질 복합체가 결합한다. 이 복합체는 DNA 수리 단백질이 텔로미어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다. 그렇지 않으면 텔로미어는 자신들 끼리 '수리' 되어, 염색체끼리 서로 연결되는 염색체 결합이 일어난다. 텔로미어에는 DNA 수리 단백질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텔로미어에 생긴 DNA 손상은 더욱 오래 지속되어, 세포 노화 혹은 사멸을 유도한다.
텔로머레이즈에 문제가 발생하면 조직의 재생 능력이 떨어져, 노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 이른 나이에 발생한다. 쉘터린 단백질에 결함이 발생한 경우에도 비슷한 질환이 나타난다. 
텔로미어 소진, 세포 사멸 그리고 개체의 노화 간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 동물 모델이 확립되었다. 쥐에서 짧은 텔로미어를 가지면 수명이 감소하고, 긴 텔로미어를 가지면 수명이 늘어난다. 또한 최근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켜면 노화가 되돌려 질 수 있다는 몇 가지 실험증거가 나오고 있다. 특히, 텔로머레이즈에 문제가 발생하여 조로증을 겪는 쥐의 경우 유전자 조작으로 텔로머레이즈를 다시 활성화시키면 노화 속도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게다가 정상 쥐에게 바이러스를 이용해 텔로머레이즈를 발현 시켜주면 암 발병률의 증가 없이 노화를 늦출 수 있다. 또한 인간에서 수행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특히 젊은 나이에서 짧은 텔로미어와 사망률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3. 1 특징 2 요약


포유류에서 텔로미어 마모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 동반하여 나타난다. 게다가 텔로미어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다양한 결함은 노화 속도를 증가시킨다. 반면, 실험적으로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켠 쥐의 경우 노화가 늦춰진다. 따라서 텔로미어는 노화의 이상적인 특징이 가지는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킨다. 

4. 특징 3 - 후성유전적(epigenetic) 변화

 

다양한 후성유전적 변화는 전 생애에 걸쳐 모든 세포와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 후성유전적 변화에는 DNA 메틸화(methylation) 패턴 변화, 전사 후 일어나는 히스톤 변형(modification), 염색질(chromatin) 개조 등이 있다. 또한 나이가 듦에 따라 특정 히스톤 표지가 변화한다. 히스톤 H4K16 아세틸화, H4K20 삼(tri)메틸화, H3K4 삼메틸화 표지가 증가하며, H3K9 메틸화, H3K27 삼메틸화 표지가 감소한다. 다양한 효소들이 위의 후성유전적 변화에 관여한다,


4.1 히스톤 변형

 
무척추동물에서 히스톤 메틸화는 노화의 특징이 되는데 필요한 기준을 만족시킨다. 히스톤 메틸화 복합체의 요소들이 망가진 선충과 초파리에서 수명이 증가했다. 또한 히스톤 메틸화를 제거하는 효소를 억제한 예쁜꼬마선충의 경우 수명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경로인 인슐린 신호전달 경로를 거쳐 수명을 늘린다, 그러나 히스톤 변형 효소의 조작이 완전히 후생 유전적 기작으로 수명을 늘리는지 세포 핵 밖의 대사나 신호전달 경로의 전사를 변형해 수명을 조절하는지 아직 불분명하다. 
특히 NAD 의존적인 아세틸화 제거 및 ADP 리보실트렌스퍼레이즈(ribosyltransferase) 기능을 가진 시트루인(sirtuin) 단백질들이 항-노화 요소로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그 중 한 가지 시트루인 단백질인 Sir2는 효모, 초파리, 예쁜꼬마선충에서 수행된 다양한 연구에서 상당한 수명증가 효과가 있음이 드러났다. 출아 효모에서 Sir2 단백질을 과발현시키면 복제 수명(replicative lifespan)이 늘어난다. 그러나 예쁜꼬마선충과 초파리에서 Sir2의 상동단백질을 과발현시켰을 때는 수명이 증가한다는 보고와 그렇지 않다는 보고가 논쟁 중에 있다. 최근 예쁜꼬마선충에서 Sir2 단백질 과발현 실험을 신중하게 재검토해본 결과 경미하게 수명이 증가했다,
쥐의 경우에는 7가지 Sir2 단백질의 파라로그(paralog)가 노화의 다양한 문제를 경감시켰다. 특히 Sir2의 가장 가까운 상동단백질인 SIRT1을 과발현시키면 수명은 증가하지 않지만 여러가지 건강지표가 개선되었다. SIRT1의 건강 개선효과는 유전자 안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다른 Sir2의 상동단백질인 SIRT6에 결함이 발생하면 노화 속도가 증가한다. 반면, SIRT6이 과발현되면 인슐린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수명이 증가한다. 미토콘드리아에 위치하고 있는 SIRT3의 경우 식이 제한이 수명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때 필요하다. 그리고 SIRT3을 과발현하면 조혈(hematopoietic) 줄기 세포의 기능이 향상된다. 그러므로, 포유류에서 적어도 세 가지 시르투인 단백질(SIRT1, SIRT3, SIRT6)은 좀 더 건강하게 노화하도록 돕는다. 

4.2 DNA 메틸화

DNA 메틸화와 노화 사이의 관계는 복잡하다. 초기 노화 연구에서 나이가 듦에 따라 전체적인 메틸화 감소 현상이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어진 충분한 후속연구들에서 암 억제인자나 폴리콤(polycomb) 표적 유전자를 포함한 많은 유전자 지역이 나이가 듦에 따라 메틸화가 증가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조로증 환자의 세포에서 나타나는 DNA 메틸화 패턴과 히스톤 변형은 정상 노화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유사하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후성 유전적 변화는 특히 줄기세포의 기능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NA 메틸화를 변형하여 개체의 수명을 증가시킨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4.3 염색질 개조

  
DNA와 히스톤 변형 효소는 핵심 염색체 단백질인 HP1a, 염색질 개조 단백질(NuRD 복합체, 폴리콤 단백질)과 함께 작동한다. 나이가 든 세포 속에는 이러한 염색체 단백질의 양이 감소되어 있다. 이러한 후성유전물질의 변화는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의 감소와 재분배 등을 유발하여 염색질 구조를 변형시킨다. 이러한 염색질의 변화와 노화간의 인과관계는 초파리에서 수행된 연구가 잘 보여준다. 초파리에서 HP1a 단백질에 기능 손실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수명이 감소하고, HP1a를 과발현 시키면 수명 증가 및 노화 시 나타나는 근육 결함이 늦춰진다.
노화 과정 중 발생하는 후성유전자 기반의 염색질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DNA가 반복된 지역의 이질염색질 생성이 염색체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염색체의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심체(centromere) 주변 지역에 결합하는 이질염색질에는 H3K9, H4K20의 삼메틸화와 HP1a 단백질이 필요하다. 포유류의 텔로미어와 그 주변 지역도 이질염색질을 형성하며 H3K9, H4K20 삼메틸화와 HP1a 단백질이 나타난다. 이러한 후성유전적 변화는 노화 과정 중 직접적으로 변화할 수 있으며, 노화의 특징 중 하나인 텔로미어와 후성유전적 변화 사이의 연관관계를 보여준다.


4.4 후성유전적 변화를 되돌리기

  
DNA에 발생하는 돌연변이와는 달리, 후성유전적 변화는 되돌릴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새로운 항-노화 치료를 개발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히스톤 아세틸화 제거 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을 이용하여 생체 내 H4 아세틸화를 되돌리면 쥐에서 발생하는 노화로 인한 장애를 피할 수 있다. 또한 히스톤 아세틸기 전달 효소(acetyltransferase) 억제제는 조로증을 겪고 있는 쥐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예쁜꼬마선충에서 밝혀진 장수와 관련된 후성유전적 특징이 세대를 넘어 전달되는 현상은 부모세대에서 특정한 염색질 표지를 조절하면 그 효과가 자손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히스톤 아세틸기 전달 효소 억제제와 개념적으로 유사한 히스톤 아세틸기 제거 활성 효소 활성제는 아마 비슷하게 장수를 유도할 것이다.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된 노화 관련 물질인 레스베라톨(Resveratrol)은 대표적으로 SIRT1의 활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4.5 특징 3 요약

 
노화가 후성유전적 변화를 동반한다는 수많은 증거가 있고, 후성유전적 결함은 다양한 모델 동물에서 조로증을 유발한다. 게다가 SIRT6은 그 기능이 망가졌을 때 수명을 감소시키고, 기능을 획득했을 때 수명을 늘리는 대표적인 후성유전적 기작 관련 효소다. 총괄하여, 후성유전체를 이해하고, 조작하는 일은 노화 관련 질병을 완화시키고, 건강한 수명을 연장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5. 특징 4 - 단백질 항상성 상실

  
노화와 몇몇 노화 관련 질병은 단백질 항상성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모든 세포는 자신 내부의 단백질체의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일련의 품질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단백질 항상성에는 대표적으로 열-자극(heat-shock) 단백질들을 사용하여 올바르게 접힌 단백질을 안정화하는 시스템과 잘못 접히거나 문제가 있는 단백질을 프로티아좀(proteasome)이나 리소좀(lysosome)과 같은 청소부 단백질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시스템이 포함된다. 이 시스템들은 협동하여 문제가 있는 단백질이 세포 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고, 세포 내 단백질들을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으로 갱신시킨다. 많은 연구들은 이러한 단백질 항상성 조절 시스템이 나이가 듦에 따라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잘못 접히거나 접히지 않고, 얽힌 단백질들이 만성적으로 세포 내에 떠돌아 다니면 알츠하이머 병, 파킨스씨 병 그리고 백내장과 같은 노화 관련 질병들이 발생하는데 기여한다.


5.1 샤프론(chaperone)을 통한 단백질 접힘과 안정성 유지

  
스트레스에 의해 합성이 유도되는 샤프론은 나이가 듦에 따라 현저하게 기능이 저해된다. 수 많은 동물 모델 연구는 샤프론 저해와 수명 간의 인과관계를 잘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샤프론을 과발현시킨 예쁜꼬마선충과 초파리는 오래 산다. 또한 특정 샤프론에 문제가 생긴 쥐에는 조로증이 나타나며, 오래 사는 쥐에는 몇몇 샤프론의 발현이 증가해 있다. 게다가 예쁜꼬마선충에서 열-자극 반응의 핵심 조절 단백질인 HSF1을 과발현시키면 수명이 증가한다. 포유류 세포에서 SIRT1 활성에 의해 HSF1 단백질의 아세틸기가 떨어지면, HSF1이 Hsp70과 같은 열-자극 단백질을 활성화시킨다. 반면 SIRT1의 작용이 저해되면 동시에 열-자극 반응도 억제된다. 
단백질 항상성을 높이거나 유지시키기 위해 샤프론을 활성화려는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쥐에서 약물을 이용하여 열-자극 단백질 Hsp72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근육의 기능을 잘 유지하고, 퇴행성 근육 질환의 진행을 늦춘다. 샤프론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작은 분자들은 결함이 있는 단백질의 기능을 회복하여 노화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5.2 단백질 분해(proteolytic) 시스템

  
두 가지 핵심적인 단백질 분해 시스템인 자식 작용(autophagy)-리소좀 시스템과 유비퀴틴(ubiquitin)-프로티아좀 시스템은 나이가 듦에 따라 기능이 저해된다. 이러한 사실은 나이든 세포의 공통점이 단백질 항상성의 붕괴라는 개념을 잘 뒷받침한다.
자식 작용의 경우, 자식 작용 수용체인 LAMP2a 유전자를 추가적으로 가지고 있는 형질 전환 쥐의 경우 자식 작용 능력이 나이에 따라 감소하지 않고, 나이가 들어도 간 기능이 잘 보존된다. mTOR 억제제인 라파마이신(rapamycin)은 중년 쥐의 수명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늦출 수 있다. 라파마이신은 효모, 예쁜꼬마선충, 초파리에서 자식 작용을 활성화시켜 수명을 늘린다. 그러나 포유동물에서 라파마이신이 유발한 수명증가효과에 자식 작용이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그 대신 단백질 합성과 관련된 S6K1의 작동을 억제하여 수명을 늘리는 기작이 밝혀졌다. 또 다른 자식 작용 활성 물질인 스퍼미딘(spermidine)은 라파마이신과 달리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없다. 또한 스퍼미딘 역시 효모, 예쁜꼬마선충, 초파리에서 자식 작용을 활성화시켜 수명을 늘린다. 또한 예쁜꼬마선충에서 오메가-6 고도 불포화 지방산을 먹이에 섞어 먹이면 자식 작용을 활성화시켜 수명을 늘린다. 
프로티아좀의 경우, 예쁜꼬마선충에서 EGF 신호전달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면 유비퀴틴-프로티아좀 시스템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들의 발현을 증가시켜 수명을 늘린다. 유사하게, 유비퀴틴 제거 효소의 억제제 혹은 프로티아좀 활성제를 사용해 독성을 가진 단백질을 청소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 또한, 예쁜꼬마선충에서 FOXO 전사인자인 DAF-16을 통해 프로티아좀 구성요소 중 하나인 RPN-6의 발현을 증가시키면 세포 독성에 견디는 능력이 향상되고, 수명이 증가한다.


5.3 특징 4 요약

  
노화는 단백질 항상성 저해와 깊은 관련이 있고, 실험적으로 항상성을 저해시키면 노화와 관련된 질환들을 촉발시킬 수 있다. 포유류에서 단백질 항상성을 개선하는 유전적 조작으로 노화를 늦춘 많은 사례가 있다.


6. 특징 5 - 영양소 감지능력 저해

  
포유류의 성장축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만들어지는 성장 호르몬과 그 호르몬에 반응하여 많은 세포에서 합성되는 이차 매개자인 인슐린-유사 성장 인자 1(IGF-1)로 구성된다. IGF-1의 세포 내 신호전달 시스템은 세포에게 포도당의 존재를 알려주는 인슐린에 의해 유도되는 반응과 같다. 이러한 이유로, IGF-1과 인슐린 신호 전달은 "인슐린 그리고 IGF-1 신호전달" (IIS) 경로로 알려져 있다. IIS 경로는 진화과정에서 가장 잘 보존된 노화 조절 경로이다. IIS 경로의 다양한 표적 가운데 FOXO 전사인자와 mTOR 복합체 역시 진화과정에서 잘 보존된 요소들이다. 성장호르몬, IGF-1 수용체, 인슐린 수용체 혹은 신호 전달 시스템의 하위에서 작동하는 AKT, mTOR, FOXO와 같은 세포 내 실행자(effector)의 기능을 저해시키는 유전적 다형성 혹은 돌연변이는 인간과 다양한 모델동물의 장수와 깊은 관계가 있다. 
영양소 감지능력 저해가 노화의 특징으로 적합한지 여부는 식이 제한이 연구된 거의 모든 동물에서 수명 혹은 건강한 시기를 증가시킨다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6.1 인슐린 그리고 IGF-1 신호전달 경로(IIS pathway)

 
IIS 경로의 신호 전달을 다양한 수준에서 중단시키는 유전자 조작은 예쁜꼬마선충, 초파리, 쥐에서 일관적인 수명 증가 효과가 있었다. 또한 유전적 분석은 예쁜꼬마선충과 초파리에서 이 경로가 식이 제한이 수명 증가시키는데 기여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예쁜꼬마선충과 초파리에서 IIS 신호전달 경로의 다양한 하위 실행자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인자는 FOXO 전사인자다. 쥐에는 네 개의 FOXO 전사인자가 존재하는데, 그들의 과발현이 장수를 유발하는지 혹은 그들의 감소가 건강한 수명을 증가시키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쥐에서 암 억제 인자의 하나인 PTEN의 양을 늘리면 IIS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을 낮추고, 미토콘드리아 산화 대사작용을 향상시켜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동시에 갈색 지방 조직의 활성을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PTEN을 과발현 시킨 쥐는 IIS 신호전달 회로의 실행자인 PI3K의 기능저해를 가지고 있는 쥐의 경우처럼 수명 증가효과가 나타났다.
모순적으로, 성장호르몬과 IGF-1의 양은 정상적인 생쥐와 조로증을 겪는 생쥐 모두에서 나이가 듦에 따라 감소한다. 따라서 감소한 IIS는 생리적인 노화와 가속된 노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인 반면 유전자 조작을 통해 본질적으로 감소된 IIS를 가지는 개체의 수명은 증가한다. 이러한 두드러진 모순은 IIS의 활성 억제가 위협 받는 상황에서 세포 성장과 대사작용을 최소화하여 세포를 보호하려는 방어 작용을 반영한다는 통합된 모델을 적용하면 해소할 수 있다. 이 관점에 따르면, 본질적으로 감소된 IIS를 가지는 개체는 세포 성장을 늦추고, 천천히 대사를 하기 때문에 세포가 손상되는 속도도 느리다. 같은 방식으로, 생리적 혹은 병리학적으로 늙은 개체는 그들의 수명을 더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IIS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을 낮춘다. 그러나 노화에 대항하려는 반응은 결국 유해하고, 악성적인 노화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PI3K 혹은 AKT가 완전히 망가진 쥐에서 배아 단계의 치사가 일어나는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극도로 낮은 활성을 가진 IIS 신호전달과 생명은 양립할 수 없다.


6.2 다른 영양소 감지 시스템: mTOR, AMPK 그리고 시르투인


포도당을 감지하는데 관여하는 IIS 신호전달에 더해, 높은 아미노산 농도를 감지하는 mTOR와 높은 AMP 양을 감지하여 세포의 낮은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AMPK 그리고 높은 NAD+의 양으로 낮은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시르투인도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mTOR 키나아제(kinase)는 mTORC1과 mTORC2 두 개의 단백질복합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거의 모든 동화(anabolic) 대사작동을 조절한다. 효모와 예쁜꼬마선충 그리고 초파리에서 mTORC1의 활성을 유전적으로 낮추게 되면 수명이 늘어난다. 그러나 식이 제한을 했을 경우 늘어나는 수명 증가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때, mTOR 억제는 수명에 있어 식이 제한과 같은 조절을 한다. mTOR 억제제인 라파마이신을 처리한 쥐는 수명이 늘어난다. 그리고 라파마이신은 포유류에서 이루어진 화학적 조작 가운데 가장 현저한 수명 증가 효과를 보인다. mTORC2의 활성은 그대로 두고, mTORC1의 활성만 유전적으로 낮춘 쥐에서도 마찬가지로 수명이 증가한다. 또한 mTORC1의 기질인 S6K1이 결핍된 쥐 역시 오래 산다. 그러므로, mTORC1/S6K1의 저해는 mTOR로 인한 수명 증가의 핵심적인 매개자다. 게다가 mTOR의 활성은 쥐의 시상하부 뉴런에서 나이가 듦에 따라 증가하여, 노화와 관련된 비만을 일으킨다. 이러한 문제는 시상하부에 직접적으로 라파마이신을 투여하면 되돌릴 수 있다. mTOR와 IIS를 통합적으로 살펴보면, 과도한 영양 반응 혹은 동화 작용은 노화를 가속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비록 TOR 활성을 억제하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데 뚜렷하게 좋은 효과가 있지만, 상처 회복 저해, 인슐린 저항성, 백내장, 정소 퇴행과 같은 부작용도 있다. 따라서 TOR를 억제했을 때 일어나는 긍정적인 그리고 부정적인 반응을 이해하고, 이들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두 개의 영양소 감지자, AMPK와 시르투인은 IIS와 mTOR가 작동하는 것과 반대 방향, 즉 영양소가 충분하다는 신호와 동화작용 쪽이 아니라 영양소 부족 신호를 보내고, 이화작용(catabolism)을 촉진하는 쪽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AMPK와 시르투인의 활성을 높이는 것이 건강한 노화에 도움이 된다. AMPK 활성은 대사작용에 다양한 역할을 하지만 특히 mTORC1 활성을 꺼버리는 역할을 한다. 또한 메트포민(metformine)을 투여하면 AMPK 활성을 유도해 예쁜꼬마선충과 쥐의 수명을 늘린다. 또한 SIRT1은 PGC-1a의 아세틸기를 제거하고 활성화시킨다. PGC-1a는 미토콘드리아 합성과 항산화 반응의 향상 그리고 지방산 산화기능의 향상과 같은 대사작용을 관장한다. 게다가 SIRT1과 AMPK는 서로가 양의 되먹임 회로를 구성하여, 통합적으로 낮은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고, 통합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6.3 특징 5 요약


현재까지 쌓인 정보에 따르면 동화작용에 의한 신호전달은 노화를 가속시키고, 영양소 신호전달의 감소는 수명을 증가시킨다. 나아가, 영양소 부족 상태에 있는 세포의 반응을 모방할 수 있는 라파마이신과 같은 약은 쥐의 수명을 늘릴 수 있었다.


7. 특징 6 -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세포와 개체가 나이가 듦에 따라, 호흡 연쇄 작용의 능력이 떨어져 전자가 세거나 ATP 합성양이 줄어든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오랫동안 의심 받긴 했지만 그들 사이의 관계를 해부하여, 세세하게 분석하는 일은 여전히 노화 연구의 주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7.1 활성 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노화의 미토콘드리아 유리 가설(free radical theory)은 노화로 인한 점진적인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해가 ROS의 생성량을 늘리게 되고, 늘어난 ROS가 다시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해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포 내 손상을 유발한다고 제안한다. ROS가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실험 결과가 있었지만, 최근 5년 미토콘드리아 유리 가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졌다. 대표적으로, 효모와 예쁜꼬마선충에서 ROS의 증가가 수명을 늘린다는 기대치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 또한, 쥐에서 유전적 조작으로 미토콘드리아 ROS와 산화 손상을 늘려도 노화가 가속되지 않았으며, 항-산화 방어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켜도 수명이 늘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자체를 망가뜨려도 노화가 가속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들은 노화에서 ROS의 기능에 대해 재고해보게 만들었다. ROS를 단순한 손상으로 바라보지 않으려는 연구 결과 ROS가 성장을 유도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한 신호로 작동한다는 보고들이 나왔다. ROS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존을 하기 위한 신호라면 AMP 혹은 NAD+를 인지하고 내보내는 신호와 이론적으로 비슷하다. 이런 의미에서 ROS의 주요 기능은 세포 보수를 위한 항상성 반응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세포 내 스트레스와 손상이 증가하고, 동시에 이러한 손상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 ROS의 양이 증가한다. 그러나 만약 ROS의 양이 특정한 역치를 넘어서면 손상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포를 공격하는 신호가 된다. 이러한 ROS에 대한 새로운 개념틀은 기존에 ROS 연구에서 벌어졌던 논쟁, ROS가 노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가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가 하는 논쟁을 넘어서 통합적인 이론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7.2 미토콘드리아 온전성(integrity)과 합성(biogenesis)


미토콘드리아 손상 그 자체는 ROS와 독립적으로 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DNA 중합효소 감마 유전자가 손실된 쥐에서 수행된 연구를 들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손상은 세포 사멸 신호를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손상은 직접적으로 미토콘드리아 외막과 소포체 사이의 연결에 문제를 야기하여 세포 내 신호 전달 및 세포 소기관 사이에 일어나는 교류에 영향을 미친다.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효율을 다양한 문제로 인해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특히 미토콘드리아 합성(biogenesis)이 줄어드는데, 노화의 여러 특징들이 미토콘드리아 합성에 영향을 미친다. 텔로머레이즈 유전자가 결핍된 쥐는 P53을통해 미토콘드리아 합성에 중요한 PGC-1a와 PGC-1b를 억제한다. 나이가 들면 미토콘드리아의 양이 감소하는데, 이러한 문제는 텔로머레이즈 활성으로 되돌릴 수 있다. SIRT1도 PGC-1a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합성을 조절하고, 자식 작용을 유도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한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작동하는 주요한 아세틸기 제거 효소인 SIRT3은 에너지 대사작용과 관련된 요소들을 표적으로 삼는다. 또한 SIRT3은 항-산화 효소를 조절하여 직접적으로 ROS 발생률을 조절한다. 따라서 텔로미어와 시르투인은 미토큰드리아 기능을 조절하여,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방어한다.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효율에 문제를 일으키는 또 다른 기작은 미토콘드리아 DNA에 쌓이는 다양한 돌연변이들을 포함하여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산화와 호흡 연쇄의 거대 분자에 발생한 불안정성, 미토콘드리아 막의 지방 조성 변화, 미토콘드리아 분열(fission)과 융합(fusion)의 불균형으로 인한 미토콘드리아 동역학의 변화, 미토콘드리아 제거 기작의 문제로 인한 품질관리 실패 등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노화 과정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흥미롭게도, 지구성 트레이닝과 간헐적 단식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해를 감소 시켜, 건강한 시기를 늘린다. 또한 지구성 트레이닝과 간헐적 단식 모두 자식 작용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자식 작용의 유도가 건강한 습관이 노화를 늦추는 유일한 기작은 아닐 것이다.


7.3 미토호르메시스(mitohormesis)


노화 과정 중 발생하는 미토콘드리아 손상은 호르메시스와 관련이 있다. 최근 다양한 노화 연구는 호르메시스로 수렴되고 있다. 이 개념에 따르면, 가볍게 독성물질을 처리하면 유도된 손상을 제거하기 위한 긍정적인 보상 반응을 유도하여, 손상을 유도하기 전에 비해 세포의 건강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심각한 미토콘드리아 손상은 병이 될 수 있지만 가벼운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해는 호르메시스 반응을 통해 수명을 늘릴 수 있다. 예쁜꼬마선충에서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호르메시스 반응으로 인해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내보내는 신호전달은 미토콘드리아 손상이 일어난 그 세포에서 일어날 뿐만 아니라 다른 세포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메트포민이나 레스베라톨 같은 물질은 약한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유발한다. 예쁜꼬마선충에서 메트포민은 AMPK와 핵심 항-산화 조절인자인 NRF2를 골자로 한 보상 반응을 유도하여 수명을 늘린다. 포유류에서 메트포민을 어린 나이부터 먹이면 수명이 늘어난다. 레스베라톨과 시르투인을 활성화시키는 SRT1720은 대사작용으로 인한 손상을 막고, PGC-1a 의존적인 방식으로 미토콘드리아 호흡을 향상시킨다. PGC-1a을 과발현 시킨 초파리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개선하고, 수명을 늘린다.


7.4 특징 6 요약


미토콘드리아 기능은 노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포유류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해는 노화를 가속 시킨다. 그러나 포유류에서 호르메시스 등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개선했을 때, 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8. 특징 7 - 세포 노화(cellular senescence)


세포 노화가 일어나면 세포 주기가 멈추고, 세포 상태가 변한다. 이 현상은 헤이플릭(Hayflick)이 인간 섬유 아세포(fibroblast)를 반복적으로 배양하는 중 최초로 발견했다. 오늘날 우리는 헤이플릭이 발견한 이 현상이 텔로미어 길이 감소 때문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텔로미어 길이 감소가 아닌 다른 노화 관련 자극도 세포 노화를 유도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텔로미어가 아닌 부분에서 일어나는 DNA 손상과 억제되고 있던 INK4/ARF 유전자 지역의 활성이 증가하면 세포 노화를 유도할 수 있다. 이 과정들은 정상적인 노화과정 중 점진적으로 일어나 세포 노화를 유발한다. 몇몇 연구는 세포 노화를 측정하기 위해 SABG(senescence-associated b-galactosidase)를 이용한다. SABG를 이용해 간 세포를 측정해본 결과에 따르면 젊은 쥐의 8%, 늙은 쥐의 17%의 세포가 세포노화 상태다. 피부와 간 그리고 비장에서는 간과 비슷한 수준의 세포 노화가 발생했지만 심장, 신장, 근육에서는 나이에 따른 세포노화 증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세포 노화는 나이든 개체의 모든 조직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노화 과정 중 세포노화가 발생한 세포가 쌓이는 이유는 세포 노화의 증가 혹은 면역 반응의 저해와 같은 청소 기작의 저해 때문이다.
세포 노화가 일어난 세포가 나이가 듦에 따라 쌓이기 때문에, 이것이 노화를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세포 노화가 일어나는 주요한 이유를 고려하지 않은 관점이다. 세포노화의 주요 목적은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손상이 일어난 세포가 전파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포 노화는 손상을 입었거나 암 세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세포를 제거하는 긍정적인 보상 작용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세포 노화가 발생한 세포를 제거한 자리에 효과적으로 세포를 보충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나이든 개체에는 이러한 순환 시스템의 효율이 떨어지거나 고갈되어, 세포노화가 발생한 세포가 축적된다. 이렇게 세포 노화가 축적되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포 노화가 일어난 세포는 그들이 내뿜는 신호, 특히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시토카인(cytokine)이 크게 바뀐다. 이런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신호가 노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8.1 INK4a/ARF 유전자 지역과 p53


DNA 손상과 더불어 과도한 세포 분열 신호(mitogenic signaling)는 세포 노화와 가장 크게 관련되어 있는 신호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 가지 이상의 암 유발 혹은 세포 분열 신호의 변화가 세포 노화를 유발한다. 이러한 변화에 반응하여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다양한 기작 중 중심이 되는 것은 p16INK4a/Rb와 p19ARF/p53이다. 특히, 쥐와 인간 모두에서 p16INK4a 의 양(p19ARF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는)은 거의 모든 조직에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아직까지는 p16INK4a 이외에 어떤 다른 유전자나 단백질의 발현에서 거의 모든 조직과 종의 가로질러 나이가 듦에 따라 정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p16INK4a 와 p19ARF 는 유전자의 동일한 지역, INK4a/ARF 지역에 암호화 되어 있다. 최근 300개 이상의 유전자의 연관 관계를 분석한 메타 분석 결과에 다르면 INK4a/ARF 지역은 수 많은 노화 관련 질환과 강한 연관관계를 보인다. 아직 INK4a/ARF 지역에 대한 기능 획득 혹은 저해 분석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p16INK4a과 p53의 핵심적인 기능이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것이므로 이들에 의해 유발된 세포 노화가 개체의 노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여겨졌다. 이 관점에 따르면, p16INK4a과 p53에 의해 촉진되는 노화는 이들이 세포 노화를 유발해 암을 억제한 것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세포 노화의 증가로 인해 조로증을 겪고 있는 쥐의 문제는 p16INK4a이나 p53을 제거하면 완화된다. 그러나 다른 연구결과들은 세포노화와 노화의 관계에 대한 좀 더 복잡한 그림을 제시한다.  p16INK4a과 p53의 예상된 기능인 노화의 촉진과는 반대로 가볍게 p16INK4a, p19ARF 혹은 p53이 증가하면 수명이 증가한다. 또한 조로증을 겪고 있는 몇 가지 쥐에서 p53을 제거하면 노화로 인한 증상이 악화된다. 앞에서 논의했던 것처럼 p53과 INK4a/ARF가 활성화되는 이유는 노화를 초래하거나 암 세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손상된 세포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손상을 입은 세포가 만연하게 되면, 조직의 재생산 능력이 고갈되고, 문제가 계속 이어지면 IN4a/ARF와 p53 반응은 노화를 가속시키는 반응이 된다.


8.2 특징 7 요약


세포 손상에 반응하여 긍정적인 보상 작용을 하는 세포 노화 반응은 조직에서 재생산 능력이 고갈되었을 때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세포 노화가 노화의 특징이 가진 이상적인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간단히 대답하기는 어렵다. 세포 노화를 유발하는 암 억제 경로의 가벼운 증가는 수명을 늘린다. 동시에 조로증을 겪는 쥐에서 세포 노화가 일어난 세포를 제거하면 노화 관련 질환의 발생이 늦춰진다. 그러므로, 이론적으로 정반대 방향의 조작이 수명을 늘릴 수 있다.


9. 특징 8 - 줄기 세포 고갈


조직의 재생 가능성의 감소는 노화의 명백한 특징 중 하나다. 예를 들어, 혈액생성(hematopoiesis)는 나이가 먹을 수록 감소하여, 적응 면역 세포 수 감소를 초래한다. 비슷한 줄기세포 기능저해는 어른의 모든 줄기 세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늙은 쥐에서 수행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혈액생성 줄기세포(HSC)의 세포 주기 활성이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젊은 줄기세포에 비해 더 적은 세포 분열을 한다. 이러한 현상은 DNA 손상의 축적과 세포 주기 억제 단백질인 p16의 과발현과 상관관계가 있다. 실제로 INK4a 유전자가 손실된 늙은 HSC는 더 좋은 이식 능력을 가질 뿐만 아니라 야생형에 비해 세포 주기 활성이 증가한다. 텔로미어 길이 감소 또한 나이에 따른 줄기 세포 감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사례들은 일부의 사례에 불과하며, 다양한 손실의 통합적인 결과로 줄기 세포의 감소가 초래된다.
비록 줄기세포의 분열 능력 감퇴가 개체를 오랫동안 유지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명백하지만, 줄기세포가 과도하게 분열하는 것 또한 줄기세포의 고갈을 초래하여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초파리에서 대장 줄기 세포를 과도하게 분열시키면 줄기세포가 고갈되고, 조로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줄기세포가 오랫동안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의 정지(quiescence)가 중요하다. 비슷하게 p21 유전자가 결손 된 쥐는 HSC, 신경 줄기세포가 빠르게 고갈된다. 이것과 관련하여 나이가 들수록 INK4a의 발현이 유도되고, 피의 IGF-1이 감소하는 것은 개체가 정지한 줄기세포를 보존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이든 근육 줄기 세포에서 FGF2 신호전달이 증가하면 줄기세포의 정지상태가 유지되지 못하고, 줄기 세포가 고갈되어 재생산 능력이 떨어진다. 반면 FGF2 신호전달 시스템을 억제하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더불어, 식이제한은 대장과 근육 줄기세포의 기능을 증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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